Page 15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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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下 155


            였으며 화장을 한 후 산중에 부도를 세웠다.




               32.사 성암(思省菴)스님의 법문과 게송



               사 성암(思省菴)스님은 태주(台州)영해(寧海)사람이며 속성은
            알 수 없다.형제 네 명 가운데 성암스님이 맏이였는데 모두 일시

            에 신심을 내어 출가하였다.종친들에게 조상의 유산을 다 나누어
            주고 살던 집 한 채만을 남겨 두었는데 친척들이 그것마저 서로
            차지하려고 계속 다투자 사스님은 형제들과 함께 집을 불태운 후

            그곳을 떠나 버렸다.사스님은 그 후 여러 곳을 참방하여 향상의
            지견을 갖췄으며 온주(溫州)영운사(靈雲寺)의 주지를 하다가 영암
            사(靈岩寺)로 옮겼고 마지막에는 영운사의 앞 초막에 은거하였다.

               지정(至正)갑신(1344)년,내가 달차원(達此原)․명성원(明性元)
            등과 함께 스님을 찾아가니,당시 스님은 90이 넘어 긴 눈썹과 호

            호백발이 무척이나 맑아 보였다.스님은 신발을 끌고 나와 서서히
            걸으면서 나에게 물었다.
               “어디에서 왔는가?”

               “ 강심사(江心寺)에서 왔습니다.”
               “ 강물의 깊이가 몇백 발이나 되는가?”

               “ 노스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이에 성암스님은 합장을 하면서 말을 이었다.
               “앉으시오.차 한 잔 합시다.”

               성암스님은 성품이 반듯하고 고결하여 시를 지으면 한산자(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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