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4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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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죽천(竹泉)스님의 대보름 상당법문



               영은사의 죽천(竹泉)스님은 인품이 꾸밈새가 없고 깨침이 온당
            했으며 법어가 정밀하였다.정월 대보름에 상당법문을 하였다.


                 오늘은 정월 대보름

                 눈발이 멈추면 맑은 봄을 보리로다
                 얼마나 많은 절에서 천 등에 불이 켜지나
                 하늘에는 둥실한 대보름달
                 고요한 밤 깨는 범종소리

                 마을에서 법석이는 풍류소리
                 이 모두가 원통의 경지인데
                 굳이 따로 나루터를 물을 건가.
                 今朝上元節 雪霄見晴春
                 幾刹燈千點 長空月一輪

                 鼓鐘喧靜夜 歌管鬧比隣
                 總是圓通境 何須別問津


               입적한 삼감사(森監寺)스님의 다비를 하며 말하였다.

               “삼라만상이란 한 법에서 찍혀 나온 것이다.이제 너에게 금강
            권과 율극봉을 들어 보여주리니,무엇을 한 법이라 하는가?하나
            는 둘로 말미암아 있는 것인데,하나 그것마저 지킬 수 없구나.

            불꽃 속에 새까만 거북이가 사자후를 하도다.”
               그의 어록 가운데 이 두 단락이 빠졌기에 기록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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