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5 - 선림고경총서 - 29 - 산암잡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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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암잡록 上 65
전 에 수록하지 못하였다.사람들은 이에 대해서 승보전 에 81
명만 수록된 것은 9×9의 수효에 준한 것이라고들 하나 이 말 또
한 얼토당토않은 이야기일 뿐이다.
31.공도사(恭都寺)의 정진과 게송
철경(鐵鏡至明)스님이 하산사(何山寺)에 살 때 그의 문하에 공
도사(恭都寺)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사명(四明)사람으로 몸가
짐이 청렴하고 불법 수행에 정진하며 날마다 법화경 한 권을
모두 외웠다.
임종 때 아무런 질병과 고통이 없이 옷을 갈아입고 가부좌한
채 열반하였는데 화장을 해도 혓바닥이 불타지 않았다.세상 사람
들은 그의 게송을 소리 높여 읊조리며 추도하였고,지금까지도 그
게송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있다.그는 어느 날 밤 홀로 앉아 게송
을 하였다.
온 산의 창 아래 등잔불을 밝히니
화로에도 불이 없어 썰렁하구나
화두는 놔두었다 그 이튿날 들자 하고
도인은 종을 치러 또다시 누각으로 올라가네.
點盡山窓一盞油 地爐無火冷湫湫
話頭留向明朝擧 道者鼓鐘又上樓
철경화상은 법좌에 올라 특별히 이 게송을 칭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