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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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양노두선인(良蘆頭禪人)에게 주는 글
금색두타(金色頭陀:가섭)는 계족산(鷄足山)에서 오랜 겁 동안
앉아 있고,달마스님은 소림에서 9년을 면벽하였으며,조계(曹溪)
스님은 사회현(四會縣)에서 사냥꾼을 따라다녔고,대위(大潙:위산)
스님은 깊은 산 속에다 암자를 세우고 10년을 지냈다.대매(大梅)
스님은 한번 안주하자 인적을 끊었고,무업(無業)스님은 대장경을
열람하였으며,옛 성인은 7일 밤낮을 발돋음질하면서 부처님을 찬
탄하였고,상제(常啼)보살은 수개월 동안 심장과 간을 팔았으며,
장경(長慶)스님은 앉아서 일곱 개의 방석을 뚫었었다.
이는 모두가 이 하나의 큰 인연을 위해서 그런 것으로,그 뜻
이 가상하니 영원토록 후학들의 표준이 될 만하다.그들의 몸을
긴 선상 위에 놓는다 해도 역시 그윽한 마음으로 몸소 참구할 뿐
이다.다만 마음과 생각을 맑고 고요하게 하여 어지럽고 시끄러운
곳에서도 훌륭하게 공부를 하였는데,공부를 할 때에는 철두철미
하여 실낱만큼도 빠짐 없게 하였다.전체가 있는 그대로여서 다시
는 나라든가 혹은 남이라든가 하는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다.오직
이 하나의 큰 기틀을 자유자재하게 운용할 뿐인데,다시 무슨 세
제(世諦)니 불법이니를 말하랴.
오래도록 한결같이 평등하게 간직하다 보면 자연히 서 있는 자
리가 실제의 확고한 자리로서 바로 이것이 그대 양상좌(良上座)가
계합한 곳이다.물이 물로 들어가고 금에다 금을 올리듯,한결같
이 평등하여 맑고 참되리니,이것이 바로 살 궁리할 줄을 아는 것
이다.다만 한 생각도 내지 말고 또렷또렷하도록 놓아버려 옳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