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1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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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01
그름,나와 남,얻고 잃음 등이 조금이라도 있기만 하면 그것을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 낮이 다하고 밤이 다하도록 자기 참 선지식을 몸소 참
구하는 것이니,어찌 이 일을 끝내지 못할까 근심하랴.스스로 살
펴보기를 간절히 바라노라.
34.허봉의(許奉議)에게 드리는 글(庭圭)
이 일은 날카로운 지혜를 가진 상근기에게 있는 것으로서 하나
를 듣고 천을 깨닫는 것이 어렵지 않으니,요컨대 서 있는 자리를
견고히 하여 확실히 믿고 꽉 잡아 주인공이 되어야 합니다.맞고
거슬리는 모든 경계와 갖가지 인연들을 한 덩어리로 만들어 마치
허공에 실낱 만한 장애도 없듯 텅 비고 밝아 전변함이 없어야 합
니다.이렇듯 백겁천생이 시종여일해야 평온함을 얻을 수 있습니
다.
그런데 총명하고 민첩한 사람이 근기가 들뜨고 근본이 얕아서
말 위에서 전변할 줄 알고 세간에서는 가히 숭상할 만한 게 없다
고 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마침내는 견해의 가시를 키우
고 능력과 알음알이를 내보이며 잽싸고 영리하게 언어를 사용하
면서 불법이란 이러할 뿐이라고 여기기도 합니다.그러다가 경계
인연이 생기면 벗어나지 못하고 거기서 진퇴를 이루니,참으로 안
타깝습니다.
그러므로 옛사람은 모든 마구니와 어려움을 일찍이 두루 다 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