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5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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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05


            다.
               진실로 믿어서 다다르고 분명하게 보아서 사무친다면 이것이

            바로 진리에 들어가는 문이다.여기서 다시 일념이 만 년이 되게
            하고 만 년이 일념이 되게 하여 하루종일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
            야 한다.실낱만큼이라도 일어나거나 꺼짐이 있기만 하면 25유(二

            十五有)*에 떨어져 빠져나올 기약이 없으리라.
                   24)
               죽기살기로 물어뜯어 끊어 버린 뒤에야 바탕[田地]이 안온하고
            은밀하리라.성인이니 범부니 하는 지위에 들어가지 않아야만 비

            로소 새가 새장을 벗어난 것처럼 스스로 쉬고 스스로 깨달은 곳
            에서 자리를 잡고 옷을 입을 수 있으리라.그러면 백 번 단련한
            순금처럼 일거일동이 넓고 한가로워 6근․6진의 생사와 현묘한

            경(境)․지(智)가 마치 끓는 물에 눈을 뿌리는 것과도 같으리라.
            마침내는 스스로 시절을 알아 다시는 본분을 벗어나지 않으니,이

            를 일러 무심한 도인이라 이름한다.이렇게 닦고 증득하며 아직
            깨닫지 못한 사람을 일깨워 이렇게 실천하게 한다면,어찌 도를
            닦는 요점이 되지 않으랴!

               옛사람이 이 하나의 인연을 위하여 어찌 침식을 잊는 정도에만
            그쳤으랴!머리․눈․골수를 희사하고,팔을 끊고 방아를 찧기까

            지에 걸핏하면 30년,20년을 지냈다.예컨대 암두(巖頭)․설봉(雪
            峰)․흠산(欽山)스님의 경우,총림을 함께 돌아다녔으나 각자 한
            가지 일을 잡고 부지런히 노력하였다.동산(洞山)을 아홉 차례 갔

            었고 투자(投子)스님에게 세 번 갔었는데,갔던 곳마다 하룻밤 한


            *25유(有):중생의 업인(業因)때문에 생긴 결과로서 생사윤회의 세계를 25종으로
              분류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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