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6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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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 처소를 가리지 않고,맑고 고요하고 흩어지지 않는다.비록 천
            변만화를 한다 해도 애초에 움직이지 않고 인연 따라 나타나고

            일을 만나면 발현하되,원만하게 성취되지 않음이 없다.
               무엇보다도 텅 비고 고요하여 모든 것에 초연하여야 한다.주
            된 근본이 이미 밝혀지고 나면 밝히지 못할 어두움이 없어 만 년

            이 일념(一念)이고 일념이 만 년이다.철두철미하고 온전한 기틀
            [機]과 위대한 작용[用]은 비유하면 장사가 팔을 굽히고 펼 때 다
            른 힘을 빌리지 않는 것과도 같으며,생사의 허깨비가 영원히 소

            멸하고 금강의 참모습이 홀로 드러나 한번 얻으면 영원히 얻어
            끊어짐이 없다.고금의 말씀[言敎]․기연(機緣)․공안(公案)․문답
            (問答)․작용(作用)이 모두 이 일을 온전히 밝힌 것이다.

               오래도록 씻은 듯이 청정하게 실천하다 보면 자연히 어디에서
            나 근원을 만나 한 덩어리가 되리라.듣지도 못했느냐.법등(法燈)

            스님이 한 말을.
               “거친 밭에 들어가 가리지 않고 손 가는 대로 풀을 움켜쥐니
            눈에 보이는 대로 기틀에 맞닿지 않는 것이 없다.”

               어찌 말하지 않으랴.뿌리 없건만 살았고 흙을 떠났으나 자빠
            지질 않네.매일 쓰면서도 모르는데 다시 어느 곳에서 찾으랴.”

            이 소식은 참으로 간절하고도 마땅하도다.




               31.혜선인(慧禪人)에게 주는 글



               수료(水潦)스님이 마조스님을 뵙고 불법의 분명한 대의를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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