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98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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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 목숨을 잃을까?상당한 사람들이 이 점에 대해 의심을 하는데
            그들은 끝까지 도달하여 명근(命根)이 끊긴 곳에 이르러,심장과

            간장 등 오장육부가 바뀌어서 향상(向上)의 경계와 같아진다는 사
            실을 전혀 모르고 있다.
               때문에 말하기를,“절벽에서 그대로 손을 놓아버린 뒤에야 생

            철(生鐵)로 주조한 가시덤불을 뚫고 나왔다고 할 만하다”고 하였
            으니,천하 늙은이의 혀끝을 의심하지 않아야만 진정으로 참구하
            고 배울 자격이 있음을 믿으라.





               32.수도하는 약허암주(若虛菴主)에게 주는 글(비구니)


               도를 배우는 납자들이 처음에는 신심과 취향이 있어 세상의 번

            거로움과 더러움을 싫어하며 들어갈 길을 얻지 못할까를 늘 염려
            한다.그러다가 이미 스승의 지도를 받게 되거나 혹은 자기 자신

            으로 인하여 원래부터 각자에게 갖추어진 완전하고 묘한 진심(眞
            心)을 밝혀서 경계나 인연을 만나면 스스로 귀착점을 알아서 그대
            로 간직하여 안주하려 하니,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드디어 고

            정된 형식을 만들까 염려스럽다.마침내 기연 위에 조(照)와 용(用)
            을 세우고 혀를 차고[咄]손뼉을 치며,눈을 부릅뜨고 눈썹을 날리

            면서 한바탕 유난을 떤다.
               그러다가 다시 본색종장을 만나 수많은 알음알이를 모조리 들
            추어내어 단박에 본래의 함이 없고 하릴없는 무심한 경계에 계합

            한 뒤에야 부끄러움을 알고 쉴 줄을 알게 된다.한결같이 그윽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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