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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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사스님이 하루는 사람이 시체를 메고 지나가는 것을 보더니
            그것을 가리키며 대중들에게 이르기를 “죽은 놈 네 명이 산 놈 한

            명을 메고 간다”하였다.만약 망정의 견해를 따른다면 현사스님
            과 자신이 서로 전도된 것이겠지만,향상의 진정한 안목으로 견해
            를 여의고 망정을 초월한 자라면 현사스님의 사람을 위함이 몹시

            친절함을 알 수 있으리라.그러므로 투철히 벗어나려면 반드시 5
            음 18계(五陰十八界)를 벗어나야만 한다.
               듣지도 못하였더냐.옛사람*이 했던 말을.
                                        29)


                 흰구름은 담담히 떠가고
                 물은 푸른 바다로 흐르도다
                 만법은 본래 한가하건만
                 사람 스스로 시끄럽구나.

                 白雲淡泞 水注滄溟
                 萬法本閑 而人自鬧


               과연 맞는 말이다.이런 얘기를 언뜻 듣기만 해도 귀결점을 알

            아야만 생사를 투철히 벗어나 5음 18계 속에 갇히질 않아서 마치
            새가 새장을 벗어난 듯 자유자재하다.그 나머지 모든 기용(機用)
            과 말은 단번에 끊어 버려 그대로 쉴 뿐,다시는 두 번째의 견해

            에 떨어지지 않는다.







            *옛사람:남양 혜충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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