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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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찌 함이 없는 실상의 문에서
                 한번 뛰어 여래의 경지에 곧바로 들어감만 하랴.
                 爭似無實相門 一超直入如來地



               법화회상에서 용녀(龍女)가 구슬 한 개를 바치고 즉시 정각(正
            覺)을 이루었으니,어찌 한 생각 돌이켜 오묘한 과보를 얻은 것이
            아니겠느냐.참으로 이 법은 천지라도 덮어 버리거나 싣지 못하

            며,허공도 둘러싸지 못한다.이것은 일체 중생의 근본에 간직되
            어 있으면서 일체의 의지처가 된다.항상 적나라하여 어디고 두루
            하지 않음이 없다.다만 정식(情識)에 매이고 문견(聞見)에 막혀 허

            깨비를 마음으로 잘못 알고 4대(四大)가 제 몸뚱이인 줄 여기므로,
            이 진정한 자체를 결코 증득하지 못한다.그 때문에 모든 성인들
            이 자비 원력으로 그것을 지적해서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그리

            하여 근기가 있는 모든 중생에게 회광반조(回光返照)하게 하여 홑
            으로 드러내어 홀로 증득하게 하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저 용녀가 바쳤던 보배 구슬은 도대체 지금은 어느
            곳에 있는가?거량하자마자 바로 앉은자리에서 투철히 알아차린다
            면 결코 말속에서 알음알이를 내거나 마음과 생각 속에서 형식을

            만들지 않아서,단박에 영산회상의 티없는 세계와 조금도 다르지
            않으리라.옛날부터 오직 최초의 한 생각과 최초의 한마디를 귀하

            게 여겼을 뿐이다.
               한 생각이 생기기 전,소리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자리에서 그
            대로 끊으면 천만 성인의 신령스런 기봉과 만 생령의 깨달음을

            일시에 타파해 버릴 것이니,이것이 바로 씻는 듯이 자유자재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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