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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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이라고 해서 어찌 못 하겠느냐.다만 하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을 뿐이다.집착을 내지 말며 능력에 따라 인연을 만나면 투철
하게 사무치지 못할 것이 없다.무엇보다도 한결같음과 순일하게
고요함만을 귀하게 여길 뿐이다.비록 일과 인연에 관계하더라도
바깥 대상이 아니니 이를 거두어 자기에게로 귀결한다면 바로 오
묘한 작용이 된다.
8 만의 번뇌가 즉시에 8만의 바라밀로 뒤바뀌어 다시는 따로 선
지식을 참례할 필요가 없다.늘 생활하는 속에서 이루 다 셀 수
없는 중생을 제도하고 헤아릴 수 없는 불사(佛事)를 이룬다.또 한
량없는 법문을 두루 섭렵하더라도 모두가 자기 가슴속에서 흘러
나오니,어찌 다른 것이 있으랴.이른바 백 척의 장대 끝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디뎌야 대천사계(大千沙界)에 온몸을 드러낸다는 것
이다.
56.민상인(民上人)에게 주는 글
도를 배우려면 절실히 한 걸음 물러나 몸소 참구하되 오로지
생사문제만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세속법은 덧없고 이 몸도 오래
가지 않아서 한 번의 숨이 끊어지면 바로 다른 세상 다른 몸이 되
어 버린다.혹시라도 이류(異類)속으로 빠져들면 계속하여 천생만
겁을 지나도록 전혀 벗어날 기약이 없다.
요행히도 지금 나이가 있으니 잘 노력하여 생각생각에 목적을
향하고 마음마음에 변하지 않아 근본을 포착해 내서,한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