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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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39


            설사 모든 하늘들이 꽃을 바치려 해도 길이 없고 마군 외도가 엿
            보려 해도 보이질 않는다.이것이 바로 소박 진실하며 착실한 자

            리이다.이렇게 오래도록 기르다 보면 세간법과 불법이 한 덩어리
            되어 구별 없이 뒤섞여,힘과 작용이 그대로 이루어져서 생사를
            투철히 벗어나는 것이니,이 어찌 어려운 일이리오.다만 깨달아

            들어가는 곳이 진실로 합당하지 못할까만을 염려해야 한다.가슴
            속에 무엇인가가 있으면 그것에 머물러 장애가 되니,급히 깨닫고
            자 할진댄 휘돌려야 할 것은 마땅히 휘돌리면 마치 활활 타는 화

            로에 눈을 떨어뜨리듯 녹을 것이다.그러면 자연히 툭 트여 고요
            하여 큰 해탈을 얻으리라.다만 스스로 물러나 살펴보라.선지식
            을 가까이한 지가 오래지 않은 것은 아닌데,그 때문에 닦아 온

            경지에 분명하고 확실한 귀결점이 있느냐?귀결점이 있다면 다시
            무엇을 의심하겠는가.당장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 그대로 깨

            달으리라.한 곳이 진실하기만 하면 천곳 만곳인들 어찌 그렇지
            않겠느냐.
               조사께서는 오로지 사람들이 견성하기를 바랐고,모든 부처님

            들은 그저 다만 사람들에게 마음을 깨치라고 했다.심성이 참되어
            순일무잡하면 4대 5온과 6근 6진,나아가 일체의 모든 존재가 모

            두 자기 신명을 놓아버릴 곳 아닌 데가 없다.무심하고 호호탕탕
            하여 마치 해가 두루두루 비추어 허공 끝을 헤아릴 수 없는 것과
            도 같다.그러니 어찌 한계 있는 몸과 마음으로 도리어 자신을 구

            속하고 국한시켜 자유스럽지 못하게 하겠는가.
               옛사람은 10년이고 20년이고 오로지 참구하여 뚫으려고만 했
            고,한번 뚫고 나면 그런 뒤에 계책 세울 줄 알았었다.그러니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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