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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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53


            죽은 물속에 빠져 참다운 법이라는 것으로 사람을 얽어맸으랴.그
            때문에 온 천하에 사찰이 즐비하고 수백 년이 지나도록 강종(綱

            宗)이 떨어지지 않았다.명확하게 계승하여 근원근원 이어졌으니,
            단순히 보고 들은 천박하고 고루한 견문으로 걸머질 수 있는 것
            이 아니었다.

               탁월한 식견과 빼어난 자태를 지니고 불조를 뛰어넘는 기량으
            로 행하여,천지를 덮어 애초부터 소굴을 벗어나 아득히 수승하고
            빼어남을 요한다.우선 자기의 근본을 밝히고 본분종사에 의지하

            여,개돼지 같은 솜씨로 물고 늘어져야 한다.통달한 종사는 맞고
            거슬리는 경계에서 투철히 벗어나서,분골쇄신하는 뜻과 지견을
            갖추어 큰 것을 도모할지언정 자잘한 것을 도모하지 않고,원대함

            을 도모할지언정 눈앞의 것을 도모하지 않는다.지극히 험난한 천
            신만고의 은산철벽 같은 곳에서 신명을 놓아버리고 저편으로 손

            을 놓아 이 일대사인연을 알아차려서 망정을 끊고 견해를 여의어
            손을 놓아 이 일대사인연을 알아차려서 망정을 끊고 견해를 여의
            어 미친 업식(業識)을 쉬고 큰 해탈문을 열며,자기의 생사대사를

            깨달아 처음 발심했던 뜻에 보답해야 한다.
               6 근․4대․5온․12처․18계․7대성을 허공에서 헛꽃[空華]이

            어지럽게 일어났다 어지럽게 사라지는 것처럼 보아야 하리라.오
            직 불가사의하게 불조가 증득한 확연히 사무치고 신령하게 밝으
            며,넓고 텅 비어 고요한 금강의 정체를 그대로 이어받아서 근본

            이 깊고 편안함이 지극하니,밥 먹는 사이에도 한 털,한 티끌,한
            기틀,한 구절을 드는 것이 근본 속에서부터 발현하지 않음이 없
            다.그렇다고 이를 대기대용(大機大用)이라 말한다면 벌써 어지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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