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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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호상서(胡尙書)에게 본성 깨치기를 권선하는
                   글을 드립니다



               사람마다 자기의 발아래 텅 비어 신령하게 통하는 이 한 덩이
            의 큰 빛이 있으니,이를 본지풍광(本地風光)이라 합니다.중생도

            부처도 본래 갖추었고 원융하여 끝이 없으며 자기의 마음속에서
            4대5온의 주체가 되기도 합니다.애초부터 물듦이 없이 그 본성은

            맑고도 고요하나,다만 망상이 갑자기 일어나 그것을 가리고 장애
            하기 때문에 6근과 6진에 묶이게 됩니다.6근과 6진이 서로 짝이
            되어 찰싹 들러붙어 집착이 생기면,일체의 경계를 취하여 일체의

            허망한 생각을 내고 생사의 번뇌 속에 빠져들어 벗어나지 못합니
            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과 조사께서 이 참된 근원을 깨닫고 훤하
            게 근본을 통달하여,생사에 빠진 모든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대
            비의 마음을 일으켜 세상에 나오심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달마스
            님이 서쪽에서 오셔서 교(敎)밖에 따로 전하였던 것도 이 때문이

            었습니다.단지 큰 근기와 영리한 지혜를 갖춘 이가 회광반조하여
            한 생각도 나지 않는 곳에서 이 마음을 분명히 깨치는 것만을 귀

            하게 여길 뿐입니다.더군다나 이 마음은 일체의 세간법과 출세간
            법을 내고 오랫동안 마음속에 도장을 찍어 두고 홀로 아득하고
            활활발발하는데,잠깐이라도 마음을 내어 생각을 움직이기만 하면

            즉시 이 본래의 밝음을 어둡게 합니다.지금 요컨대 곧바로 끊어
            버려 쉽게 꿰뚫으려고 한다면,다만 몸과 마음을 놓아버려 텅 비

            어 신령하고 고요하면서도 비추어서,안으로는 자기라는 견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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