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7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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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157


            을 것이다.
               그러므로 도는 본래 말이 없으나 말을 의지하여 도가 나타나니

            만일 이 도를 얻기만 하면 결코 말 위에 있지 않다.뒤에 말이 있
            기만 하면 밑바닥까지 알아 곧바로 종횡무진으로 엎어지고 자빠
            져도 실제의 경지를 밟게 된다.말을 따라 이해를 내지 않아서 드

            디어는 자유롭게 들고 나며 주고 뺏음이 연원과 근본을 다하지
            않음이 없다.위로부터 크게 통달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마당을
            지나 탁마 단련해서 비로소 행하여 지님을 감당하였다.단지 푹

            익은 곳은 놓아서 설게 하고 설은 곳은 만져서 푹 익혀,그러기를
            오래 하면 대기와 대용을 얻는다.일체의 천변만화를 보아도 모두
            바로 알아버리고 믿고 다다르며 꽉 잡아 붙들고 작용하여 주인이

            되는데,무슨 빛을 놓고 땅을 흔들고를 가리겠는가.
               천백만억의 부처님이 온다 해도 깨달을 요(了)자를 쓸 필요가

            없다.암두스님은 말하기를,“사물을 물리치는 것이 상급이고,사
            물을 좇아가는 것이 하급이다”하였다.전투로 설명한다면 개개의
            힘이 변통에 달려 있는 것과 같다.오직 향상만 굴릴 뿐 아래로는

            떨어지질 않으니 바로 이것이 급히 착안할 곳이다.머뭇거리면서
            오지 않으면 바로 눈동자를 바꾸어 버려라.바로 통쾌하게 끊어

            버려야만 하니,오랫동안 순수하게 익으면 유마힐․방거사와 다름
            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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