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1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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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61
감사(監寺)자문(子文)장로가 이 편지를 남겨 둔 지 수년이 되
었는데,요사이 절에서 물러나 약간 한가하기에 그것을 꺼내 보니
천지를 덮으며 성현을 뛰어넘는 한마디였습니다.그대는 오래 참
구하였으니 스스로 양수(良遂)스님처럼 알 것입니다.
건염(建炎)3년(1129)윤8월 11일에 운거산(雲居山)의 동당(東堂)
에서 씁니다.
13.정주(鼎州)덕산 정(德山靜)장로에게 드리는 글
장로께서 도림(道林)과 상종함은 숙세의 큰 인연입니다.향상의
관문을 열어제치고 한마디에 그대로 계합하여 빠짐없이 원만히
비춤은 예로부터 모두 대기와 대용을 썼기 때문이니,용과 코끼리
의 발자국은 노새가 감당할 바가 아닙니다.만약 이 솜씨를 갖추
지 않았다면 어떻게 사람에게서 끈끈함을 떼어 주며 결박을 풀어
주고 못과 쐐기를 뽑아 주겠습니까.이 본분의 일은 단지 한결같
이 다잡아 농사꾼의 소를 몰고 가고 주린 사람의 밥을 빼앗는 솜
씨만이 활구(活句)입니다.
모든 언어,요긴한 기연,사리(事理),밝고 어두움,침묵과 언어,
잡고 놓아줌,살림과 죽임 등은 모두 다음 글에 갖추어져 있으니
더 이상 들먹이지 않겠습니다.오로지 황벽․임제․목주․운문․
위산․앙산․설봉․현사 등의 스님은 더욱 오묘함을 체득하였습
니다.산승의 방안에서는 일찍이 이 관문을 밟지 않으면 결코 그
냥 지나게 하지 않았으며,부촉할 때에는 더더욱 철저하게 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