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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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본분소식에 맞는 것이다.”
17.간장로(諫長老)에게 드리는 글(蜀中의 無爲山에 머물렀다)
조주스님은 말하기를 “내가 남방에 있던 30년 동안에 죽과 밥
을 먹는 두 때는 제외하겠으니,이때는 마음을 잡되게 쓴 때이다”
고 하였습니다.옛 스님들은 이 일을 위해서 등한히 하지 않고 정
중하게 했으며,그렇기 때문에 열심히 닦고 간파해서 매우 분명한
데 이르렀습니다.한 기틀,한 경계,한마디 한마디가 전혀 헛된
데 떨어지질 않았습니다.그러므로 세간법과 불법이 한 덩어리를
이루었던 것입니다.
요즈음 시대에 실다운 데 이르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몹시 날카
롭게 분발해야만 합니다.창자와 위를 뒤집어 바꿔 버리고,악한
지견을 취하지 말며 잡독을 먹지 않아서,한결같이 순일하고 아주
진정묘명(眞淨妙明)하게 되어,당장에 본지풍광(本地風光)을 밟고
안온한 대해탈의 경지에 도달해야 합니다.보신불과 화신불의 머
리에 눌러앉아서 늠름하게 홀로 높아 바람이 한 점 들어가지 않
고 물에도 젖지 않습니다.바른 몸을 그대로 이루어 일상생활 속
에 역량이 있으니,소리를 듣고 사물을 보아도 취하거나 버리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착착 닿는 대로 몸을 벗어날 길이 있습니다.
듣지도 못하였습니까.어떤 납자가 구봉(九峰)스님에게 이렇게
물었던 일을.
“스님께서는 연수(延壽)스님을 직접 뵈었다고 들었습니다만,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