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0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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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냐?”
               이에 대해서 약산(藥山)스님은 스스로 말하였다.

               “백장스님이 법당에서 내려올 때의 일을 말해 보라.그것으로
            어떤 사람을 지도하였는가?하였으니,어떻게 알아차려야겠느냐?”




               19.고선인(杲禪人)에게 주는 글(抗州 徑山寺에 머무르다)



               고납자(杲衲子)는 근기와 성품이 매섭고 영리하다.교해상(敎海
            上)에서 책상자를 걸머지고 종장들을 두루 방문하였으며,지난날

            재상이었던 장무진공(張無盡公)에게 큰그릇으로 인정되어 정중한
            대접을 받았다.빼어나게 뛰어난 기상을 자부하고 좀스럽게 자잘
            한 일 따위는 하려 들지 않았다.진실하게 서로 만나 한마디 말에

            기연이 투합하면 지난날의 속박을 단박에 벗어버렸다.비록 철저
            히 깨닫지는 못했으나,요컨대 훤출하여 다른 사람의 억압과 속박

            을 받지 않는 통쾌한 자였다.
               그의 내력을 살펴보았더니,부공(傅公:장무진공)의 집에서 그를
            선발해 준 것이 애초의 원인이었다.이윽고 심한 추위를 무릅쓰고

            잠깐 함평(咸平)땅으로 가려고 나를 찾아왔다.떠날 것을 알리며
            법어를 청하기에 나는 그에게 법어를 내린다.

               납자라면 의당 통렬하게 생사로써 일을 삼고 지견과 알음알이
            의 장애를 녹이도록 힘써서,불조가 전수하고 부촉해 주신 큰 인
            연을 철저하게 깨쳐야 하리라.이름 나기를 좋아하지 말고 뒤로

            물러나 실다움을 구해 수행과 이해와 그리고 도와 덕이 충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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