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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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73


            을 가면서 보답할 수 없는 큰 은혜를 감당하여 보답하라고 권하
            였던 것이다.

               요즈음 제방에는 영리한 납자들이 많은데 이들은 당장 깨달으
            려고만 한다.어떤 사람은 너무 지나치게 탐구하여 쉽게 알려 들
            고,그러다가 겨우 나아갈 길을 알기만 하면 즉시 세상에 나오고

            싶어한다.반대로 또 하나의 잘못된 무리들은 추천해도 세상에 나
            오지 않으려 하는데,이도 역시 원만하게 통하진 못한 것이다.시
            절인연을 알아서 기회를 잃지 말아야만 막힘 없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21.일서기(一書記)에게 주는 글(四明의 雪賣山에 머무르다)



               영특하고 신령한 납자는 바탕이 뛰어나고 남다른 자태를 쌓아
            서 비분강개한 마음으로 세속의 벼슬을 버리고,자기 자신과 세상

            의 들뜬 명예를 나는 티끌이나 뜬구름 혹은 골짜기의 메아리처럼
            본다.숙세의 대근기(大根器)로써 생사문제를 훌쩍 뛰어넘고 성인
            과 범부를 끊는 이 일이 있음을 안다.이리하여 삼세여래가 깨달

            으신 금강정체(金剛正體)와 역대조사가 단독으로 전한 오묘한 마
            음을 그대로 밟아 향상(香象)과 금시조(金翅鳥)가 된다.요컨대 억

            천만 부류 위에서 달리고 날며 뭇 흐름을 끊어 버리고 하늘을 나
            는데,어찌 고니나 제비가 되어 이기고 지고 높고 낮음에 얽매이
            며,목전의 전광석화 사이를 비교하면서 이로움과 해로움에 휘둘

            리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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