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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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69


            말 그렇습니까?”
               구봉스님은 말하였습니다.

               “앞산의 보리가 익었더냐?”
               그 친절하고도 가까운 곳을 알 수 있다면 납승의 본면목[巴鼻]
            을 보게 되리니,이른바 사람을 죽이는 칼,사람을 살리는 칼이라

            는 것입니다.다만 바라노니,오래도록 스스로 살펴보아서 격식을
            벗어난 곳에 이르면,마침내 자연히 귀결점을 알 것입니다.




               18.원선객(元禪客)에게 주는 글(成都府 廣孝寺에 주석하다)



               조주스님은 말하기를 “불(佛)이라는 한 글자를 나는 듣기 좋아
            하지 않는다”하였다.말해 보라,무엇 때문에 그랬는지를.아마도

            부처님은 일체지(一切智)를 갖춘 사람이었기 때문에 듣기를 좋아
            하지 않았을는지?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이러한 도리는 아니라는

            점이다.이미 그것이 아니라면 무엇 때문에 듣기를 좋아하지 않았
            을까?눈 밝은 사람의 경우라면 듣자마자 귀결점을 알리라.그렇
            다면 귀결점이 어디에 있느냐?한번 꺼내 보아라.

               노조(魯祖)스님은 납자들이 찾아오는 것을 보면 문득 벽을 마
            주하고 앉았다.이는 사람을 위한 것이냐 아니면 사람을 위하지

            않은 것이냐?그 요점[節文]은 어디에 있겠느냐?만약 그와 기연
            을 투합하고 싶다면 어디로 나아가야 하겠느냐?
               백장 대지(百丈大智)스님은 상당설법을 끝낼 때마다 다시 대중

            을 불렀다.대중들이 머리를 돌리면 백장스님은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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