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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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옛날 크게 통달한 사람은 세세한 일을 기억하지 않
고 천박한 일을 도모하지 않았다.문득 불조의 경지를 높이 초월
할 뜻을 세우고 그 누구도 감당해 내지 못할 무거운 짐을 걸머지
려 하였다.그리하여 나루터에서 4생 9류(四生九類)를 건네주며 괴
로움을 없애고 편안함을 널리 주려 하였다.도를 가로막는 우매함
을 타파하고 무명의 전도된 독화살을 꺾어 버렸다.그리고 법안
(法眼)의 견해 가시를 뽑아내어 본지풍광을 맑히니,공겁 이전의
면목이 밝게 드러났다.마음과 힘을 다하여 추위와 더위를 꺼리지
않고 뼈저리는 뜻과 고상한 행동으로 세 가닥 서까래 아래서 원
숭이 같은 마음을 죽여 버리고 말같이 뛰는 의식을 죽여 버렸다.
그리하여 고목과 썩은 나무같이 하여 갑자기 뚫어 버리니,어찌
다른 사람으로부터 얻어진 것이랴.가려졌던 것을 드러내서 어두
운 방에 밝은 등불을 켜고 나루터에서 배가 되고자 한다면,큰 해
탈을 증득하여 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고 단박에 올바른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진리[理]에 들어가는 문을 통달하고 그런 뒤에 보광
명장(普光明場)에 올라 번뇌 없는 청정한,그리고 수승하고 위대한
법공(法空)의 자리에 앉는다.바다 같은 입에서는 물결이 출렁이듯
걸림 없는 네 변재[四無碍辯]를 떨친다.한 기연을 세우고 한마디
를 내려 주며 한 수승한 모습을 나타내어 널리 범부․성인․유
정․무정들이 모두 위엄스러운 광채를 우러러보며 은혜를 입게
하여도,이는 아직 절승한 공훈의 상태는 아니다.
다시 저쪽으로 더 나아가서,모든 성인들이 가두어도 갇히지
않고 모든 신령이 경모하려 해도 방법이 없으며,모든 하늘이 꽃
을 받들 길이 없는데,마구니 외도가 어떻게 옆에서 엿볼 수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