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5 - 선림고경총서 - 30 - 원오심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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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上 75


            랴.
               지견을 놓아버리고 현묘함을 몰아내며 작용을 날려 버려,배고

            프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 마실 뿐이다.애초에 유심(有心)이니 무
            심(無心)이니 옳은 생각이니 잘못된 생각이니를 모르는데,하물며
            이제까지 배워 이해한 현묘함,이치와 성품의 분류[分劑]와 명상

            (名相)에 꽉 막힌 지견과 부처다 법이다 하는 견해,그리고 천지를
            뒤흔들 세간의 지혜와 총명함에 연연하랴.스스로를 얽어매 바다
            에 들어가 모래를 헤아린들 무슨 믿을 만한 점이 있으랴.

               참으로 대장부라면 힘써 적을 이기고 여러 사람을 놀라게 해
            서,자기의 본래 뜻과 발원이 만족해야만 본분의 큰 마음과 큰 견
            해로 크게 해탈하여 함이 없고 일없는 참다운 도인이라 하겠다.





               22.일서기(一書記)에게 준 법어에 덧붙여



               나는 정화(政和:1111~1117)말기에 낭야(瑯琊)에 가서 한 스
            님을 만났는데,마치 오랜 친구 사이 같았다.나는 그가 도를 지
            향하는 뜻이 다른 사람 같지 않아서 좋았고,그래서 앞의 게송을

            지었다.대량산(大梁山)에 주지하라는 조서를 받고 가게 되어서는
            함께 다닐 수 있었고,그는 매일 이 문제를 더욱 열심히 물었다.

            수백 명의 대중 가운데서 힘써 배우려 하였으므로 다시 뒤의 법
            문을 주었다.건염(建炎:1127~1130)원년에 동남으로 가려 하여
            거듭 글을 쓰고 거기에 발문을 붙여 뒷날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

            면서 우선 헤어지기로 하였다.도인의 본분은 천만 리 밖에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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