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4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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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킨 것을 귀하게 여겨야만 약간은 사람 뜻에 맞다 하겠습니다.




               64.건염(建炎)3년(1129)윤달 11일,전 운거사 주지

                  원오선사(圜悟禪師)극근(克勤)이 경룡학(耿龍學)에게
                  보낸 편지 끝에 붙인 글



               묘희(妙喜)가 보낸 편지를 받고 보니 그가 이 불법대의에 얼마
            나 열렬한지를 볼 수 있었습니다.하물며 그는 불법진리에 푹 익

            어서 비원(悲願)을 잊지 않았다 하겠습니다.게다가 종문의 바른
            눈으로 알음알이를 비추어 내고 요긴함을 꿰뚫어 보았으니,어찌
            안목이 이렇게도 밝은지요.

               바른 종풍이 적막해진 지 오래인지라,후학들은 형식만을 익히
            고 살림살이나 지키면서 서로가 서로를 바보로 만드는데도 온 세

            상이 잘못임을 깨닫지 못합니다.모두가 말을 따라 알음알이를 내
            니 조사의 도는 거의 없어질 지경입니다.탁월하게 깨달은 인재가
            없다면 무엇으로 바로잡겠습니까.정념(正念)만이 진실로 불법을

            외호할 수 있는 길입니다.시절이 시끄러워 산에 살면서 대중 거
            느리는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형편인데,더욱이 몸을 전변
            (轉變)할 계책으로서 믿을 만한 방편은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불일 종고(佛日宗杲)는 어느 하안거에 대중을 떠나 이산 저산
            다녀 보고는 옛날 운문(雲門)스님이 살던 산 정상에 띠풀을 베어
            은둔하려 하니,그 뜻이 매우 가상합니다.

               지금 도겸(道謙)편에 제가 쓴 몇 마디 말과 소(疏)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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