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P. 148
148
주하면 바로 형식에 떨어집니다.그러므로 여기서 매섭게 끊고 완
전히 버려야 합니다.버릴수록 더욱 밝아지며,멀리할수록 더욱
가까워집니다.죽기를 무릅쓰고 거듭거듭 끊어서 명근을 끊어 버
려야 비로소 숨이 끊긴 사람이 되고 바야흐로 향상의 행리를 이
해하게 됩니다.
향상의 행리로 말하자면 자기만이 스스로 알 뿐인데,그 앎이
라는 것도 세울 수 없습니다.석가․미륵․문수․보현․덕산․임
제의 바른 눈으로도 감히 엿보지 못합니다.이 어찌 대단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할 한마디,방 한 대,일구일언,미세하거나 거칠거나 색(色)이
거나 향(香)이거나 일시에 꿰뚫어야만 무심 경계에 상응하게 됩니
다.이것을 어린아이 기르듯 하여 화기롭고 텅 비고 담박하게 기
르면,티끌 속에 있다 해도 티끌에 물들지 않고 정묘(淨妙)한 곳에
있다 해도 정묘함이 그를 거두지 못합니다.
본성을 따라 인연 닿는 대로 주리면 밥 먹고 목마르면 물을 마
십니다.착한 일에도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데 악한 일을 어찌 다
시 하겠습니까.그 때문에 “인연 따라 묵은 업을 녹일 뿐,다시 새
로운 재앙을 짓지 말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67.덧붙이는 글
도는 무심을 귀하게 여기고,선은 명칭과 이치가 끊기고 마음
속을 완전히 잊어서 생각이 다 없어져야 하는 것이니,이것이 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