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9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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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139
어나 은현자재했던 것입니다.오직 최고의 작가선지식만이 그런
활용을 알며 그 나머지 서서 죽고 앉아서 떠나는 것은 모두가 거
기서 나오는 여분의 운치일 뿐입니다.이들은 진실로 이른바 삼계
밖의 사람인데,어찌 화택(火宅)이 그를 가둘 수 있겠습니까.
다만 은산(銀山)의 긴 절벽처럼 우뚝하라면,풀에 들어가 다시
사람을 구할 필요는 없습니다.
60.화엄거사(華嚴居士)에게 드리는 글
평상심이 도이니 어디로든지 나아가려 하면 바로 어긋납니다.
여기에 이르러선 실제의 경지를 밟아 너그러이 호호탕탕하고 두
루두루 원만하며,외로이 형절(逈絶)하고 아스라이 초준(峭峻)하여
털끝만큼의 지견도 세우지 말아야 합니다.처음부터 끝까지 철저
히 놓아버려 맑고 맑게 관조가 끊겨 만 길 절벽에 선 듯해야 하
니,여기서 무엇을 마음이니 부처니 하겠으며,무엇을 현묘하다
하겠습니까.
한번에 곧장 전진하여 견해를 일으키지 않고 마음을 내지 않습
니다.마치 맹렬한 불무더기 같아서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며,하
늘에 비낀 긴 칼과도 같은데 누구라서 감히 가까이하겠습니까.
순수하고 화애롭게,텅 비고 담박하게 길러내서 무심경계를 꿰
뚫으면 바로 생사의 흐름을 끊게 됩니다.무위의 집에 살며 바보
같고 장님처럼 단엄하여 흑․백을 구분할 수 없으면 조금은 옳다
하리니,이는 이른바 “배울 것이 끊겨 한가한 참 도인”인 경우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