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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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다.
               여기서 분명히 회광반조하여 깊숙이 적멸에 계합해야만 번뇌를

            끊습니다.그러면 도모하지 않아도 자연히 향상인과 함께하고,말
            하지 않아도 깨닫습니다.만일 총명하다는 생각을 짓고 지견을 세
            우며 너다 나다,이겼다 졌다 한다면 더더욱 어찌해 볼 도리가 없

            습니다.
               여기에서는 몹시 날카롭고 통쾌하게 끊는 것만을 높이 삽니다.
            아득한 절벽에서 손을 놓아 목숨을 버릴 수 있으면 바로 그 자리

            에서 쉬게 됩니다.크게 쉬는 그곳만이 궁극적으로 합당한 경계입
            니다.




               61.무주도인(無住道人)에게 드리는 글



                유마경 에선 “머무름 없는 근본을 의지하여 일체 법을 건립

            한다”하였고, 금강경 에선 “머무른 바 없이 그 마음을 내야 된
            다”하였으며 고덕은 “일체가 무심하여 머무름과 집착이 없으면,
            세간 출세간법이 모조리 그렇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만일 머무름이 있다면 응고해 버릴 터인즉 어떻게 다시 변통할
            수 있겠습니까.해와 달이 머무른다면 밤과 낮이 없고,사시절이

            머무른다면 세월의 공능이 없을 것입니다.
               머무름 없는 그것만이 무궁에 흘러 들어가는 까닭입니다.그러
            므로 머무를 바 없는 데 머무른다는 것이니,범부를 뒤집어 성인

            을 이루면 바로 작위 없고 머무름 없는 오묘한 작용으로 만유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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