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2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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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 만에야 살 궁리할 줄을 알았으며,향림(香林)스님은 40년 만에
            야 ‘한 덩어리’를 이루었던 것입니다.번뇌의 짝이 바로 여래 종자

            가 되는 일은 다만 당사자 스스로 바람을 잘 살펴 돛을 조절하는
            데 있습니다.
               생각생각이 계속 이어지고 마음마음이 머무르지 않아 이 영원

            히 사는 길을 밟는다면 불조와 똑같은 덕,같은 본체와 작용,그
            리고 같은 깨달음을 누리게 됩니다.그런데 하물며 사방 백 리 되
            는 고을 다스리는 것쯤이야 손끝에나 있겠습니까.백성을 편안히

            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면 저절로 편안해집니다.세상 모든 일이
            이 한 기미에 동화되며 모든 차별이 이 하나의 관조에 일치됩니
            다.티끌 같은 법계도 두루 통하는데 하물며 사람과 부처가 다를

            것이 있겠습니까!




               10.방청로(方淸老)에게 드리는 글



               달마스님이 인도에서 오셨을 때 한 물건인들 가지고 오셨겠습
            니까.양나라 위나라를 돌아다니다가 소림에서 면벽하였으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었고,유독 혜가조사(慧可祖師)만이 부지런하게
            도 눈 위에 서서 팔을 끊자,비로소 조금이나마 자비를 베풀어 이

            로 인해 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나 가령 말이 없었다 한다면 무엇으로 깨달아 들어갔으며,
            말이 있었다 한다면 그에게 무엇을 말했겠습니까?그러므로 바로

            그 사람이라야만 비로소 완전히 깨쳐서 번뇌가 없으리라는 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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