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7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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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37
드러내 실낱 만한 알음알이 때문에 티끌 인연에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그 자리에서 마음을 마른나무나 썩은 기둥처
럼 하여,마치 완전히 죽어서 조금도 호흡이 없는 사람처럼 해야
만 합니다.
마음마음에 알음알이가 없고 생각생각마다 안주함이 없어,천
만의 성인이 나와도 흔들리지 않아야만 비로소 마른나무에서 꽃
을 피울 것입니다.대기대용(大機大用)을 발휘하고 자비를 일으켜
야만 공 없는 공이며 작위 없는 작위이니,어찌 득실과 시비에 떨
어지겠습니까.한 털끝만큼이라도 마음속에 남겨 둔 것이 있기만
하면 생사의 경계에 저촉되어 자기도 제도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제도하겠습니까.유마대사(維摩大士)는 금속여래(金粟
如來)의 자리도 팽개치고 술집과 기생방에 들어가 큰 해탈의 불사
를 지었습니다.
8.위학사(魏學士)에게 드리는 글
얼굴을 마주해서 드러낸 그때 벌써 부촉을 끝냈으니,만약 영
리한 근기가 한마디 말끝에 깨닫는다 해도 벌써 낭패입니다.그런
데 하물며 종이에다 먹을 적셔 말에 끄달리고 설명을 한다면 점
점 아득히 멀어집니다.그러나 이 하나의 큰 인연은 사람마다 모
두 갖추고 있습니다.단 자기에게서 찾아야지 다른 데서 찾지 말
아야 합니다.
그것은 아마도 자기 마음이 모습이 없고 텅 비고 한가로워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