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5 - 선림고경총서 - 31 - 원오심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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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오심요 下 45
12.한통판(韓通判)에게 드리는 글
투철히 벗어나는 요지는 마음을 쉬는 데 있을 뿐입니다.이 마
음에 지견이 생기기만 하면 더욱 멀어지니 단박에 무심한 경지에
도달하여 텅 비고 한가하고 고요해야 합니다.천만 가지로 뒤바뀐
다 해도 바깥도 아니고 속도 아니어서 끝내 관여할 바가 없습니
다.자연히 날 듯이 자유자재하여 일정한 방향 없이 비추고 응하
니 하루 24시간을 부리고 일체 법을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근본이 툭 트여 나와 남,사랑과 미움,잘잘못 그리고 가고 옴
등이 나타나지 않으니,이를 두고 이른바 “마치 어리석은 사람처
럼 자재롭다”고 합니다.그에겐 애초부터 사람들에게 통하는 사랑
이 있는 것입니다.
13.장국태(張國太)에게 드리는 글
이 큰 인연은 옛 불조께서 독특하게 행하고 창도하여 최상승의
명민하고 날카로운 근기들을 제접한 것입니다.요컨대,망정을 초
월하고 견해를 떠나 마음 고동[機關]을 깨닫고 우뚝하고 생생하게
번뇌를 꿰뚫으려 한다면,거량하지 않아도 먼저 알고 말하기 전에
미리 알아차려야 합니다.조금이라도 조짐이 있기만 하면 한번에
싹둑 끊어야 합니다.그 자리에서 밝히지 못했다 해도 결코 의근
(意根)으로 이리저리 사량해서는 안 됩니다.반드시 정신을 차려
분명하게 깨닫고 짐을 걸머져,마치 하늘의 해가 모든 어둠을 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