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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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줄도 안 것이다.
그 승은 위험을 무릅쓰고 선뜻 묻되 “화상께서는 어떻게 하
시렵니까?”하였는데,현사는 그저 이르되 “남산까지 들먹여서
무엇 하리오?”하였으니,여기에서 문득 산 독사를 놀리는 솜
씨를 보리로다.운문이 문득 주장자를 던지면서 두려워하는 시
늉을 한 것은 가장 친절한 동작이다.
운암(雲岩)이 뜰을 쓰는 화두의 송에서 일찍이 이르기를 “상
골산 앞에서 뱀을 놀리던 솜씨여,어릴 때 하던 짓을 늙어서는
부끄러워한다”하였고,운문에게 이르기를 “남종이 여종을 보
면 정성스러워진다”하여 도적의 말을 타고 도적을 쫓았으니
매서운 솜씨라 해도 무방하거니와 오늘 다시 뱀 놀리는 솜씨를
송하여 나는 용을 잡는 수단을 자랑하였으니 그가 큰 도끼로
내려찍은 뒤에 손을 훌훌 터는 모습을 보라.
송고
현사는 너무 강하고
-기회를 만나면 아비에게도 양보치 않는다.
장경은 너무 용기가 없으니
-의로운 일을 보고도 하지 않는다.
남산의 독사는 죽어서 쓸모가 없다.
-맬대를 메자 짐끈이 끊어지다.
바람과 구름이 모이자 머리에 뿔이 돋으니
-때가 오면 지렁이가 교룡(蛟龍)이 된다.
과연 소양(韶陽)의 뱀 놀리는 솜씨를 보았다.
-고소를 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