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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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67


               순금은 모래에 섞이지 않기 때문이네.
               -참된 것은 멸망시키기 어렵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양당(兩堂)의 운수들 모두가 격분하여 지금껏 가라앉지 않았
                는데,만일 천동이 남전의 예(例)를 회통하여 그 실마리를 징험
                해 드러내지 않았더라면 왕왕에 사(邪)와 정(正)을 나누지 못했
                을 것이다.그러나 사와 정이 분명해진 뒤엔 어떻게 판단해야

                좋을까?날카로운 칼로 끊어서 한 구덩이에다 묻어 버린다면
                한꺼번에 공안(公案)을 모르는 무리를 끊어 제할 뿐 아니라 천
                고(千古)의 뒤까지 맑은 바람이 천지를 시원케 할 것이다.
                  남전이 당시에 스승도 훌륭하고 제자도 강하여서 대중이 말
                이 없는 것을 보고 문득 조주에게 들어 보인 것은 대중 가운데
                에도 사람이 있음을 보인 것이요,조주가 짚신을 벗어 머리 위
                에 이고 나간 것은 과연 이 도법이 아직은 멸망하지 않았음이

                다.“속마음을 아는 이가 진정 아름답다”함은 공자(孔子)가 이
                르되 “하늘이 아직은 이 문화를 죽이지 않으셨다”하였으니 그
                사제지간의 도가 부합되는 것을 보건대 노래와 박수가 걸맞는
                다는 말로도 비유할 길이 없을 정도이다.
                  시법(諡法)에 이르기를 ‘샘의 근원이 흘러 퍼지는 것을 우(禹)
                라 한다’하였고,또 ‘왕위[禪]를 이어받아 공(功)을 이루는 것
                을 우라 한다’고도 하였다. 상서(尙書) 에 이르기를 “우공(禹
                貢)은 강을 인도하고 돌을 쌓아서 용문(龍門)에까지 이르렀다”

                하였고, 회남자(淮南子)에 이르되 “공공씨(共工氏)의 군사가

                너무나 흉포해서 요(堯)와 공을 겨루어 싸웠는데 요가 힘이 다
                하여 부주산(不周山)에 부딪쳐 죽으니 천주(天柱)가 그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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