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3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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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63
제 9칙
남전이 고양이를 베다[南泉斬猫]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창해(滄海)를 걷어차서 뒤엎으니 온 누리에 먼지가 자욱하고
백운(白雲)을 할(喝)해서 흩으니 허공이 부서지도다.정법[正令]
을 엄하게 행하여도 오히려 반만 들추는 것이니 대용(大用)이
완전히 나타나는 일은 어떻게 시설(施設)해야 할까?
본칙 드노라.
어느 날 남전의 회상에서 동․서 양당의 대중이 고양이 때문
에 싸움을 했다.
-사람이 평안하면 말이 없고 물이 평평하면 흐르지 않는다.
남전이 보자,들어올리고는 말하되 “바로 이르면 베지 않겠다”
하였으나,
-누가 감히 칼날을 맞서겠는가?
대중이 대답이 없으매
-재앙이 닥치기를 기다리는가 보지.
고양이를 베어 두 토막으로 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