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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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러졌다.여와씨가 5색의 돌을 녹여 하늘을 꿰맸다[天補]”고
하였고, 열자(列子) 에 이르되 “음양이 법도를 잃은 것을 결
(缺)이라 하고,오상(五常)의 정(精)을 연마하는 것을 보(補)라 한
다”하였다.
운개 본(雲蓋本)이 동산(洞山)화상께서 태수좌(泰首座)에게
“다과상[果棹]을 치워라”한 화두를 염(拈)하고 이르되 “동산은
비록 허공을 쳐부수는 망치는 가지고 있으나 아직 깁고 꿰매는
바늘과 실은 가지지 못했다”하였는데 남전은 마치 대우(大禹)
가 산을 뚫고 바다를 가로지르듯 신통묘용을 드러냈고,조주는
마치 여와씨가 돌을 녹여 하늘을 꿰매는 것같이 하여 화두를
원만케 하였거니와 만송은 이르노니,“조주는 18세 때 이미 가
산을 깨쳐 흩을 줄 알았거니와 얼마만치의 살림이 남았기에 짚
신을 머리에 이고 나왔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직 비슷할 뿐이니
아깝다[咄咄].갈 곳이 없구나.왜 그런 행색을 지었을까?”하노
라.
보복 전(保福展)이 이르되 “비록 그렇다 하더라도 짚신만 헤
질 뿐이다”하였는데 남전은 높은 곳을 낮추고 낮은 데로 옮겨
서 이르되 “그대가 만일 있었더라면 고양이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다”하였으나,취암 지(翠岩芝)가 이르되 “알량한 조주가
겨우 자신을 구제하기는 했으나 한 수를 놓쳐 버렸다”하였다.
천동이 송하기를 “딴 종류로 왔건만 분명히 살피어 냈으니
순금은 모래에 섞이지 않기 때문이다”하였으니,이는 물을 따
라 배를 미는 법만 알았을 뿐 바람을 거슬려서 귀[柁]를 잡는
법은 몰랐다.
지금 그대들 한 무리가 몰려 왔으나 고양이도 없거니와 어찌
강아지 싸움을 하겠는가?(주장자로 쫓아내는 시늉을 하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