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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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기는 하나 점검해 보건대 갈등(葛藤)의 구덩이로 빠져들기를
                면하지 못했다.천동의 이 구절에는 갈등(葛藤)이란 글자가 온
                당치 못하니 어째서 “전과 같이 여우의 구덩이로 휩싸여 들어
                감을 면하지 못하리”하지 않았을까?
                  “하하하”라 한 것은 백장의 깨달은 경지를 송해 밝힌 것이
                며,자신의 흉금을 드러내는 뜻이요,“알겠는가?”한 것은 단지

                “이 천동을 알아보겠는가?”한 뜻이다.
                  “그대 만일 쇄쇄낙락하다면 내가 치치화화해도 무방하리라”
                한 것은 다행히 한 조각 그늘진 땅이 있거늘 어찌 수고롭다 하
                여 중생을 교화하지 않으리오?함이니,치치화화는 어린애가
                말이 제대로 되지 않아 중얼거리는 소리이다.또  법화경석첨

                (法華經釋籤)에 이르기를 “다다는 걸음마를 배우는 모습이요,

                파화(婆 和 )는 말을 배우는 소리라”하였고, 열반경(涅槃經)에
                     口
                는 “병자의 걸음과 어린 아기의 걸음[嬰兒行]”이란 것이 있는
                데 어떤 책에는 파파화화(婆婆和和)라고도 되어 있다.
                  석실 선도(石室善道)선사가 이르되 “열반경 16행에서 어린
                아기의 행이 으뜸이 된다”고 하였는데 치치화화는 당시에 도를
                배우는 사람이 분별과 취사(取捨)의 마음을 여읜 것에 비유하
                였으니 다음의 “신당의 노래,사당의 춤”이란 것과 모두 같은
                뜻이다.
                  일러 보라.이게 무슨 곡조인가?만뢰(萬籟)는 마음이 있으면

                들을 수 없고,우뚝한 바위는 귀가 없으되 도리어 소리를 알리
                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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