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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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었고 노파도 전과 같이 대답했는데 어떤 이는 문득 이 이야
                기를 두 토막으로 나누어 놓고서 “앞의 토막은 그 승을 점검
                [點]해서 노파를 부축했고,나중의 토막은 노파를 점검해서 조
                주를 부축했다”하고,오직 현각(玄覺)만은 이르되 “앞의 승도
                그렇게 문답했고,나중의 조주도 그렇게 문답했으니,일러 보
                라.어디가 감정한 곳인가?”하였거니와 만송은 이르노니,“감

                정해 마쳤다”하노라.또 (현각이)이르되 “조주의 감정만 받았
                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승의 감정도 받았다”하였거니와,만송
                은 이르노니 “누(累)가 현각에게만 미친 것이 아니라 만송에게
                까지 미쳤다”하노라.
                  낭야(瑯琊)가 이르되 “알량한 조주가 그 노파의 손아귀로 들
                어가서 생명을 부지하지 못했다.그러나 잘못 아는 자가 많도
                다”하였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결코 자신을 남에게 견주지
                는 마라”하노라.위산 철(潙山喆)이 이르되 “천하의 납승(衲僧)

                들은 단지 노파에게 길을 물을 줄만 알았고,발뿌리 밑의 진흙
                이 깊음은 전혀 알지 못했다.만일 조주노인이 아니었다면 어
                찌 땀흘린 말[汗馬]의 공이 높음을 드러낼 수 있었으랴?”하였
                으니 비록 그렇기는 하나 모름지기 천동이 노래로 찬양하는 수
                고를 빌려야만 하리라.



               송고
               나이 먹으면 요정이 된단 말 헛되지 않으니
               -절대로 남의 집 남녀들을 흘리지는 말아야 할 터.

               조주 옛 부처가 남전의 법을 이었네.
               -진주(鎭州)에서는 분명 큰 나복(蘿蔔)이 나오지!
               늙은 거북이의 죽음은 도상(圖象:갑골 문양)때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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