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3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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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上 73


               -신령스럽기 귀신같으나 도리어 그 때문에 환난을 당한다.
               좋은 말은 바람을 쫓기에 자주 얽매임을 당한다.
               -바람을 쫓고 비를 쫓으나 굴레와 고삐를 면치 못한다.

               노파의 선법을 감정해 마치니
               -몇 명의 남자가 장부 구실을 했을는지!
               남에게 이야기는 하되 값을 받지는 않더라.
               -그 근기가 성인 아님을 알기 때문이리.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귀매(鬼魅)는 요망함[妖]을 통하여 정(精)을 이루고 주약(呪藥)
                은 의지함[依:약의 상승작용]을 통하여 정을 이루고,천룡(天
                龍)은 보(報:과보)를 통하여 정을 이루고,성현은 신기로움[神]
                을 통하여 정을 이루고,불조(佛祖)는 도를 통하여 정을 이룬다.
                  남전과 조주는 불조문중의 향상인(向上人)이거니,어찌 나이
                먹는 법이 있으랴?그러므로 “나이 먹으면 요정을 이룬다”고
                하였다.
                  “조주 옛 부처가 남전의 법을 이었다”함은 마조가 이르되

                “경은 지장(智藏)에게 들어가고 선은 회해(懷海)에 들어갔으나
                오직 남전만이 홀로 세간 밖에 우뚝 뛰어났다”고 하였으니,조
                주는 장사(長沙)로 벗을 삼고 남전으로 스승을 삼은 분이다.그
                러므로 감정해 가려내는 가운데서 득과 실[得失],승과 부[勝
                負]로 등급을 매길 바가 아니니,천하에서 이르기를 ‘조주의 관
                문(關門)’이라 하여 통과하기 어렵다고 여긴다.

                  그러나 중니(仲尼)께서 말씀하시되 “신기로운 거북이가 원군
                (元君)에게 현몽까지는 할 수 있었으나 여차(余且)의 그물은 면
                치 못했듯이 지혜로는 능히 72괘를 통달하여 잊은 괘가 없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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