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P. 77

종용록 上 77


               -벌써 가슴이 막혔는데 목구멍 막히는 꼴을 어찌 감당하랴?
               또 법신에도 두 가지 병통이 있으니,
               -재앙은 혼자 오지 않는다.

               법신의 경지에 이르렀으되 법집(法執)을 잊지 못해서 자기의
            소견이 남은 채 법신 편에 떨어져 있는 것이 그 하나요,
               -사(邪)가 범접했을 뿐 아니라 조상의 혼신까지 붙었구나.

               설사 법신의 경지를 초월했더라도 놓아버리면 옳지 못하니,
               -병을 길러서 목숨을 상하게 되었구나!
               자세히 점검해 보아 아무 기척이 없다 해도 그것 또한 병이니

            라”하였다.
               -의원이 문 밖을 나서기도 전에 또 간질병이 발작했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월주(越州)의 건봉(乾峰)스님은 동산 오본(洞山悟本)의 법을
                이었는데 운문이 두루 참문하러 다닐 때,일찍이 이 분과 조산
                (曹山)과 소산(疎山)을 뵈온 적이 있었다.
                  지금의 이 공안(公案)은 전부터 흘러온 근원이 있다.어느 날

                건봉이 대중에게 보이되 “법신(法身)에 세 가지 병과 두 가지
                광명이 있으니,낱낱이 벗어나야 하거니와 위로 향하는 한 구
                멍[向上一竅]이 있음을 다시 알아야 하느니라”하였다.이때 운
                문이 나서서 묻되 “암자[庵]안의 사람은 어찌하여 암자 밖의
                일을 알지 못합니까?”하니 건봉이 깔깔대며 크게 웃었다.운
                문이 다시 묻되 “여전히 학인이 의심하는 경지입니다”하니,
                건봉이 이르되 “그대는 지금 어떤 심사인가?”하고 되물었다.
                운문이 이르되 “화상께서 자세히 알게 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
   72   73   74   75   76   77   78   79   80   81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