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4 - 선림고경총서 - 32 - 종용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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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도 고장(刳腸)의 재앙을 피하지 못한 이가 있다”고 하였으니,
                이로써 지혜로운 이에게도 고달픔이 있고 신기로움도 미치지
                못하는 바가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장자(莊子)에 이르되 “송원군(宋元君)의 꿈에 어떤 사람이
                머리를 풀고 와서 말하기를 ‘나는 재로(宰路)에서 연(淵)으로 가
                는 길입니다.나는 청강(淸江)을 위하여 하백(河伯)에게로 심부

                름을 가는데 여차(余且)라는 어부가 나를 잡았습니다’하여 깨
                어서 점을 치니,신기로운 거북을 얻을 괘였고 고기잡이에 과
                연 여차라는 이가 있었는데 그물로 흰 거북을 잡아 올리고 있
                었으니 둘레가 5척이나 되었다.송원군이 살려 주고자 하여 점
                을 치니,‘거북을 죽여 길한 괘를 점쳐 얻으라’하기에 마침내
                거북을 잘랐다”하였으니,“72패를 통달하여 잊은 괘가 없다”
                한 것이 바로 이 일이다.
                  낙포(洛甫)가 이르되 “상류(上流)의 선비를 알고자 한다면 불

                조의 말씀을 마빡에 붙여 두지 말지니,마치 거북이가 도상을
                짊어지고 있다가 스스로 죽는 징조나 봉황새가 황금 그물에 얽
                매여 있으면서도 창공[霄漢]을 뛰어넘을 꿈을 품음과 같으니
                기대할 수 있으리오?”하였다.
                  주목왕(周穆王)에게 여덟 마리 준마(駿馬)가 있었는데 구름을
                타고 달려서 나는 새를 추월하는 것도 있었으므로 “좋은 준마
                가 바람을 쫓는다”하였으니 이는 노파가 오가는 승을 감정하

                되 조주의 감정을 면치 못했고,조주는 능히 노파를 감정하기
                는 했으나 낭야의 점검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을 송한 것이다.
                  참선이란 금과 똥의 법[金屎法]이라 이르나니,알지 못하면
                금과 같고,감정해 깨뜨리면 똥과 같다.그러기에 “남에게 이야
                기는 하되 한 푼의 값도 받지 않았다”하였으니,그대들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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