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0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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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7칙
엄양의 한 물건[嚴陽一物]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그림자를 희롱하기 위해 몸뚱이를 수고롭게 하는 것은 몸뚱
이가 그림자의 근본임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요,소리를 지르면
서 메아리를 멈추게 하려는 것은 소리가 메아리의 뿌리임을 알
지 못하기 때문이다.이는 소를 타고 소를 찾는 바보짓이 아니
라면 말뚝으로 말뚝을 뽑으려는 짓임이 분명하다.어찌해야 이
런 허물을 면할 수 있을까?
본칙 드노라.
엄양존자(嚴陽尊者)가 조주(趙州)에게 묻되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을 때가 어떠합니까?하니,
-역시 분수 밖의 일이구나!
조주가 이르되 “놓아버리라[放下着]”하였다.
-살에 붙은 속옷까지도 벗어버려야 된다.
엄양이 다시 묻되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놓아버릴
것이 무엇입니까?”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