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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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35
제 56칙
밀사의 흰토끼[密師白兎]
시중 대중에게 보이시다.
차라리 영겁 동안 지옥에 빠질지언정 여러 성인의 해탈을
구하지 않는다.제바달다는 무간지옥에서도 3선천의 즐거움을
누렸고,울두람불(鬱頭藍弗)은 유정천(有頂天)에서 삵[狸]의 몸
으로 떨어졌다.일러 보라.이해가 어느 곳에 있는가?
본칙 드노라.
밀사백(密師白)이 동산(洞山)과 함께 길을 가는데 흰토끼가 눈
앞을 달려 지나가니,밀사백이 이르되 “날쌔구나!”하였다.
-풀숲으로 들어갔음이야 어찌하랴?
동산이 묻되 “어떻습니까?하니,
-그대 더딘 것이 이상스럽다.
밀사백이 이르되 “마치 백의(白衣)가 재상벼슬을 배수한 것과
같다”하였다.
-선 자리에서 허공으로 오르기는 쉽다.
동산이 이르되 “거만스럽게도 그런 말을 하시는군요!”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