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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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늦는다.여러 대의 영화이기에 본래 부귀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논어(論語)에,유하혜(柳下惠)는 사사(士師:獄官)벼슬을
                했는데 세 번이나 쫓겨나니 사람들이 이르기를 “그대는 떠날
                필요가 없지 않은가?”하였다.이에 유하혜가 이르되 “곧은길
                로 사람을 섬기자면 어디를 간들 세 번 쫓겨나지 않을 수 있으

                랴마는 굽은 길로 사람을 섬긴다면 어찌 부모의 나라를 떠날
                필요가 있겠는가?”하였다.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자는 견자(犬子)였다.어려서 부모를 잃
                고 아홉 살 때에 남의 돼지목장에 가서 일을 해주다가 인상여
                (藺相如)가 경상(卿相)이 되었다는 소문을 듣고 자기도 상여라
                고 개명하였다.그리고는 돼지 치는 일을 버리고 글방으로 가
                니 주인이 때리면서 막았다.선생이 사연을 묻고 똑똑함을 알
                고는 문 밖의 초암(草庵)에 묵게 하였으나,10년 동안 책 한 권

                주지 않고 떠나 보냈다.승선교(昇仙橋)수레를 지나면서 기둥
                에 쓰기를 “사마(駟馬)수레를 타지 않고는 이 다리를 지나지
                않겠다”하였는데,나중에 자허부(子虛賦)라는 시가 널리 퍼지
                게 되었다.이때 양득의(楊得意)라는 장군이 어느 날 대궐 안에
                서 묵게 되었는데 이 시를 읊으니 황제가 이르기를 “그런 시를
                지은 사람과 같은 시대에 태어나지 못함이 한이오”하니,장군
                이 아뢰기를 “현재 촉(蜀)땅에 있습니다”하였다.황제가 가서

                불러오라 명하매 함께 사마를 타고 승선교를 지나 입궐하여 시
                중(侍中)의 직위를 배수받았다.
                  소하(蕭何)와 조참(曹參)은 한고조(漢高祖)의 창업을 도와 이
                룩했고,소부와 허유는 요를 피해 귀를 씻고 소에게 물 먹이기
                를 멈춘 사람들이다.노자(老子)가 이르기를 “영광과 욕됨이 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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