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5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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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45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보거나 듣기만 해도 종자가 되는지라 8난(難)의 중생이 십지
(十地)에 뛰어오르고,해와 행[解行]이 자기에게 있는지라 한 생
에 여러 겁의 과위를 완성하도다.규봉(圭峰)은 이 경의 이 대
목을 과목하되 ‘죄를 바꾸어 성불함[轉罪成佛]’이라 하였으니
이는 생사와 번뇌가 둘이 아니라는 뜻이요,양(梁)의 소명태자
(昭明太子)는 이 대목을 과목하되 ‘능히 업장을 맑히는 부분[能
淨業障分]’이라 하였다.부대사(傅大士)는 이 대목을 송하되 “전
생의 업장이 있어서/오늘에 경을 받아 지니나/잠시 남의 천대
를 받는다/그러나 무거운 죄가 바뀌어 가벼워지는 것”이라 하
였으니,이는 경에 따라 뜻을 풀이한 부분이요,다음의 네 구절
에는 제법 납자의 기풍이 있으니,이르되 “의타(依他)의 분별에
의해 일어난 줄 알면/능히 변계(遍計)의 망정을 제하리니/항
상 반야의 관법에 의지하면/원만히 이루지 못함을 걱정할 필
요 있으랴”하였으니,앞의 네 구절은 공덕의 힘이요,나중의
네 구절은 관과 행[觀行]의 힘이다.
육조(六祖)께서 구결(口訣)로 말씀하시되 “부처님 말씀에,‘경
을 지니는 이는 의당 모든 사람의 공경과 공양을 받아야 하지
만 여러 생에 무거운 업장이 있으므로 금생에 비록 이 경을 지
니더라도 항상 남의 천대를 받을 뿐 공경과 공양을 받지 못한
다’하셨지만 스스로가 경을 지닌 때문에 아상․인상 등의 상
을 일으키지 않으며,원수와 친함을 묻지 않고 항상 공경을 행
하며,범하는 자가 있어도 벌하지 않고 항상 반야바라밀다를
닦으므로 여러 겁의 무거운 죄가 모두 소멸한다.또 이치로 말
한다면 전생이란 앞생각의 망념이요 금생이란 나중생각의 깨
달은 마음이다.나중생각의 깨달은 마음으로 앞생각의 망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