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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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용록 中 141


               -사람은 자기의 허물을 모르고 소는 자기의 힘을 모른다.
               조주가 이르되 “그렇다면 짊어지고 가라”하였다.
               -불러도 돌아보지 않으니 어찌하리오?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홍주(洪州)무녕현(武寧縣)신흥사(新興寺)의 엄양존자(嚴陽尊
                者)가 처음으로 조주에게 가서 묻되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을 때가 어떠합니까?”하였는데,이는 어떤 승이 보자(報慈)
                에게 묻되 “망정이 생기면 지혜가 막히고 모습이 변하면 본체
                가 달라지거니와 망정이 생기기 전에는 어떠합니까?”하니,보
                자가 이르되 “막혔느니라”한 것과 같다.바보스러운 무리[暮故
                底]들은 이르되 “망정도 생기지 않았는데 막힐 것이 무엇인
                가?”하는데,이는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버릴 것이
                무엇입니까?”한 것과 똑같은 맹팔랑(孟八郞)이다.

                  조주가 이르되 “놓아버릴 수 없다면 짊어지고 가라”한 것은
                말끝에 크게 깨닫게 한 것이다.불과(佛果)는 법어(法語)에서 이
                부분에 대한 황룡(黃龍)의 송을 들어 착어를 내렸다.


                  “한 물건도 가지고 오지 않았지만 두 어깨에 짊어지고 일어
                날 수가 없도다.
               -불과는 착어하되 “눈 밝은 사람은 속이기 어렵다”했다.

                  말끝에 홀연히 잘못을 아니,
               -불과는 착어하되 “뒷걸음질치다가는 구덩이에 빠진다”하였다.
                  마음속의 끝없는 기쁨이로다.
               -불과는 착어하되 “가난한 이가 보배를 얻은 것 같다”하였다.
                  독과 악이 마음에서 없어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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