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6 - 선림고경총서 - 33 - 종용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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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대하면 허망함이 더 머무를 수 없다.그러므로 이르시기를
                ‘전생의 죄업이 곧 소멸한다’하신 것이다.허망한 생각이 이미
                사라지면 죄업이 이루어질 수 없나니,그것이 보리를 얻음이
                다”하셨으니 이와 사[理事]의 두 가지 해석은 모두가 관과 행
                을 기준한 것이다.
                  어떤 승이 운거(雲居)에게 묻되 “듣자오니,경에 이르기를

                ‘이 사람이 전생의 죄업으로 악도에 떨어질 것인데 금생에 사
                람들의 천대를 받은 까닭에 전생의 업장이 곧 소멸한다’하였
                다는데,이 말이 무슨 뜻입니까?”하니,운거가 이르되 “움직이
                면 응당 나쁜 길에 떨어지고,고요하면 남의 천대를 받느니라”
                하였고,숭수 조(崇壽稠)는 이르되 “마음 밖에 법이 있으면 응
                당 나쁜 길에 떨어지고 자기만을 지켜 머무르면 남의 천대를
                받는다”하였거니와,만송은 이르노니 “두 노장이 속기도 빠지
                지 않았도다”하노라.일러 보라,천동의 분상에는 또 어떠하던

                가?그는 이렇게 송했다.


               송고

               공덕과 허물을 함께 꿰맸고
               -오직 활짝 깨달은 사람만은 제한다.
               원인과 결과도 꽁꽁 엉켰다.
               -그리고 법에 수순치 않는 이도 제한다.

               거울 밖으로 미쳐 달아난 연야달다요,
               -발밑에서 연기가 난다.
               지팡이 끝으로 두드린 파조타(破竈墮)로다

               -산산이 부서졌구나!
               조왕단을 부순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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