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06
106
인가?대위 철(大潙喆)이 이르되 “대위는 그렇지 않으니 어떤
이가 물으면 다만 손가락을 한 번만 퉁겼을 것이다.만일 어떤
이가 나와서 이르기를 ‘계교하고 발광하는 요조로는 교섭할 길
이 없다 한 것은 도리어 그를 긍정한 것이니 무슨 까닭이겠는
가?대장부가 범의 수염을 끄집는 일 또한 본분의 일이기 때문
이다’한다면 일러 보라.이해(利害)가 어느 곳에 있는가”하였
고,또 이르되 “소당이 품에다 지극한 보배를 품었더니 다른
사람을 만나서 빛을 더했고,현사는 본분의 망치로 한 번 치매
빛이 천고(千古)에 흘렀다”하였다.이에 대해 법안은 다르게
이르되 “어제 얼마나 시끄러웠는가 했어야 할 것이다”하였고,
법등(法燈)이 이르되 “오늘에 다시 웃음이 터진다”했으니 두
존숙을 살피건대 같은 종파의 후손으로서 현사의 작용이 한결
같이 밖의 장막을 너그러이 막아 버리고 도리어 안으로 파고들
어 어둠 속에서 화살을 겨누는 꼴임을 눈치챘거니와 천동은 사
방으로 통하는 안목을 갖추어 그 가문의 장점 속의 단점을 꿰
뚫어보고 철저히 읊었다.
송고
밤 골짜기에 배를 감추고
-납자는 속이기 어려우니라.
맑은 물에 돛을 올린다.
-어찌 죽은 물에 떨어질 수 있으랴.
용과 고기는 물이 생명인 줄 알지 못하면
-바둑을 두는 이는 곁의 사람보다 어리둥절하다.
부러진 저(箸)로 한 번 저어도 무방하리라.
-풀밭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