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3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33
종용록 下 133
-아!위험하다,조심해라.
임제가 대답하되 “황벽에서 왔습니다”하니,
-매맞은 흔적이 아직 남았군!
대우가 묻되 “황벽이 무슨 말[言句]을 하던가?”하였다.
-여기에서 원수를 갚았으면 좋았을 것을…….
임제가 대답하되 “내가 불법의 적적한 대의를 세 차례 물었는
데 세 차례나 방망이를 맞았으니,허물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습
니다”하니,
-아직 60방망이가 모자라는군!
대우가 이르되 “황벽이 그토록 그대를 위하여 노파심으로 애를
썼는데 다시 와서 허물이 있는가 없는가를 묻느냐?”하매,
-다시 범하면 용납치 않으리라.
임제가 그 말끝에 크게 깨달았다.
-비로소 신경[痛痒]이 깨어났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진주(鎭州)임제원(臨濟院)혜조(慧照)선사의 휘는 의현(義玄)
이니 조주(曹州)남화(南華)사람으로서 성은 형(邢)씨이다.처음
에 경론을 두루 익히다가 바른 길이 아님을 알고 황벽으로 가
서 대중을 따르기 3년 동안 전혀 참문하지 않고 다만 절도를
지키어 침묵을 지키고 있으니 수좌가 그의 특수함을 이상히 여
겨 참문해 배우기를 권했다.무진등(無盡燈)이 변오(辨悞)하여
이르되 “가만히 생각하건대 임제가 황벽에 살았던 3년 동안 어
찌 사람들을 묻도록 놓아주지 않았겠는가?이미 놓아준 뒤에는
임제의 재질로 질문 한 번 벌이지 못하고 모름지기 수좌가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