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5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35
종용록 下 135
르되 “시자야,이 미친놈을 데려다가 승당에 들게 하라”하였
다고 한다.
위산이 앙산에게 묻되 “임제는 대우의 힘을 얻은 것인가,황
벽의 힘을 얻은 것인가?”하니,앙산이 대답하되 “범의 수염을
잡아당겼을 뿐 아니라 범을 주저앉힐 줄도 알았습니다”하였
다.나중에 임제가 대중에게 보이되 “내가 스승[先師]에게 불법
의 대의를 세 번 물었는데 세 번 맞았으나 마치 쑥대로 터는
것 같았다.지금 다시 한 대 맞고 싶은데 누가 손을 대주겠는
가?”하니,어떤 승이 나서서 “제가 손을 대겠습니다”하였다.
임제가 방망이를 들어 건네주려 하니,승이 받으려는 순간 임
제가 때렸다.설두가 이르되 “임제는 놓아주는 데는 위태로운
듯하나 거두어들이는 데는 지나치게 날쌔다”하였는데,천동은
그 부자(父子)가 예사롭지 않아서 황벽의 활용을 임제가 전해
다가 긴요하고 절실한 경지만을 추려 낸 것을 보고 게송을 읊
었다.
송고
아홉 가지로 싼 봉의 새끼요,
-깃과 날개가 이미 생겼구나!
천 리를 달리는 준마로다.
-신비한 준재도 갖추어졌구나.
참 가풍을 일으키는 불매요,
-한 구멍이 허하게 통했다.
신령한 기계에 고동을 걸었다.
-한 번 퉁기면 바로 움직인다.
얼굴을 마주 보며 다가올 때 날아오는 번개처럼 급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