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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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망설임을 용납하지 않는다.
               미혹의 구름이 걷히는 곳에 태양이 오롯하다.
               -지난날의 광채 그대로다.

               범의 수염 끄집는 모습이여,
               -만송의 문하에서야 누가 감히…….
               그대 보았는가?
               -빨리 눈길을 돌려라.

               개개가 당당한 대장부 아니던가?
               -그러나 노파심이 간절함이야 어찌하랴?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이것은 임제를 찬탄한 것이니,마치 사초종(謝超宗)에게 봉의
                깃[鳳毛]이 있다고 한 것과 같다.황벽이 지난날 일찍이 백장을
                쥐어질렀는데 오늘은 다시 임제의 독한 손길에 맞았으니 참 용

                은 용의 새끼를 낳고 봉은 봉의 새끼를 기른다 하리라.서응도
                (瑞應圖)에 이르되 “봉에게는 아홉 가지로 싼 것이 있으니,첫
                째 귀명(歸命)이요,둘째 마음이 법도에 합함[心合度]이니 이른
                바 하늘의 법도요,셋째 귀로 들음이 활달함이요,넷째 혀가 굽
                혔다 폈다 함이요,다섯째 채색이 빛남이요,여섯째 벼슬이 짧
                고 붉음이 주색(朱色)이요,일곱째 부리가 날카로움이요,여덟
                째 울음소리가 거세고 유창함이요,아홉째 복호(腹戶)라”했다.

                  구방인(九方堙)이 진목공(秦穆公)을 위해 말을 골랐는데 과연
                천 리를 달리는 망아지였다 하니,이는 임제의 신기롭고 준걸
                함이 하루에 천 리를 가듯 깨닫자마자 참 기개와 큰 작용을 문
                득 이해하였음을 비유한 것이다.제방에 떠도는 게송이 있는데
                이르기를 “황벽의 뺨 곁에서 따귀 한 대 벼락치고/대우의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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