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0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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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내 몸 진작부터 그 속에 있었던 줄 알고 있는가?
               -도달한 이는 점검이 필요치 않다.*         7)
               남양의 부자는 오히려 알고 있은 듯하지만

               -일단 반쯤은 믿어진다.
               서천의 불조는 어찌할 바를 모르더라.
               -천 성인이 원래부터 그 아랫줄에 섰었지.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설두(雪竇)가 이르되 “층층이 낙낙[層層落落]하고 그림자가

                둥글둥글하다”하였으니,이는 이치에 합당한 한마디 말이요,
                천동이 이르되 “오뚝해서 아득하고 둥글어서 둥글둥글하다”하
                였으니,이는 만 겁에 당나귀를 매어 두는 말뚝이다.
                  “눈길이 다하는 곳에 높고도 드높다”한 것은 3세의 부처님
                들이 보호하여서 볼 수 없는 정수리라 여긴 것이다.
                  설두가 “하늘과 땅이 같은 뿌리요 만물이 한 바탕이라”한
                것과 남전(南泉)이 꽃을 가리키면서 “꿈과 같다”한 것을 송한
                곳에 이르되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것이 각기 다르지 않으니
                /산하대지를 거울 속에서 본다 마라/가을하늘 달 저물자 밤은

                장차 자정인데/뉘라서 맑은 못에 싸늘한 그림자를 비추어 주
                리오”하였으니,이 게송으로 천동의 “달은 지고 못은 비니 밤
                기운 깊숙했다”한 것과 비교하건대 옛사람들은 무던히도 공력
                을 들였다 하리라.나중에 불감(佛鑑)이 한번은 이 게송을 주석
                하되 “무봉탑이여,그림자가 아니니/확연하게 단숨에 진여의
                경계에 들도다/삭가라(爍迦羅)의 눈에서 번갯빛이 흐르니/깜



            *제28칙 본칙․착어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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