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7 - 선림고경총서 - 34 - 종용록(하)
P. 147

종용록 下 147


               -마음은 바쁘고 손은 급하게 밀어냈다 끌어들였다 하는군.


               평창 스승께서 이르시다.

                  천동이 보니 설두(雪竇)가 간략하게 경을 인용하면서도 개요
                를 잡아 교안(敎眼)을 들추었고,비록 본칙은 간략하게 거량했
                으나 송은 매우 자세하였다.*설두는  능엄경  제2권을 인용하
                                          8)
                면서 먼저 견(見)아닌 물건은 전진(前塵)임을 밝히고 다음은
                물건 아닌 견은 참 성품임을 밝혔는데,여기서는 나중 단원을
                전부 들었으니 이것이 바로 이 공안이 된다.
                  경에 이르되 “만일 견이 물건이라면 너 또한 나의 견을 보아

                야 할 것이다.만일 함께 보는 것으로 나의 견을 본다고 한다
                면 내가 보지 않을 때엔 어찌하여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하는가?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본다면 자연히 저 보지
                않는 물건의 모습은 아닐 것이요,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자연히 물건이 아니거니 어찌 너의 참 성품이
                아니겠는가?”하였다.

                  장수 자선(長水子璿)선사의 주에 이르되 “이 대문의 뜻은 차
                례차례 맺어 돌아가는데 도리어 다섯 겹의 경문이 있는 중에
                여기에는 셋만 있고 두 뜻은 숨었다.만일 구족히 말한다면 마
                땅히 이르기를 ‘만일 내가 보지 않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또한
                내가 보는 곳도 보지 못해야 할 것이다.이미 내가 보는 곳을
                보지 못한다면 나의 견은 자연히 물건이 아니다.나의 견이 만
                일 물건이 아니라면 너의 견도 또한 물건이 아니리라.너의 견
                이 이미 물건이 아니라면 어찌하여 너의 참 견이 아니겠는가?’
                라고 했어야 한다”하였다.


            *벽암록 제94칙 참조.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150   151   152